죽근(대나무뿌리) 이야기
대나무는 예로부터 지조있는 선비를 상징했으며, 대쪽같은 품성은 올곧게 지켜내고자
하는 절개節槪와 정절貞節을 상징했습니다. 고대 중국의 유교에서는 아버지를 상징했으며
그 속이 비어있기 때문에 득도得道를 상징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조선의 선비들은 귀하디 귀한 죽근인을 선호하였으며 도장재료로 즐겨
사용하였습니다.
죽근은
시인 김삼행님의 표현대로 "땅
밑에서 시련을 견딘...어머니 인생 닮은 인고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죽근도장은
싹이 나고 3년째 정도된 참대 뿌리를 사용합니다.
한겨울
매서운 추위를 이겨낸 대나무는 그 중심까지 살이 두꺼워져서
도장으로 조각
하기에 안성마춤이 됩니다. 잘 말려진
죽근은 그 굽는 방법에 따라 저마다 독특한 모습
으로
탈바꿈하는데
그
겉모습의 형상이 모두 다르고 구부러짐과
비틀림으로 달라지고
마디의
색상과 얼룩이 달라집니다. 똑같은
모양의 죽근인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간에게
내면과 외면이 있는 것처럼 죽근인은
특유의 질감으로 찍은 서체의
모습(인영)이 가지는
내면의 가치와 죽근 자체의 외형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모양과
색상의 아름다움이 더하여져 더욱 품격있는
작품으로 승격하여 평생 옆에 두고 벗하며
즐길수 있습니다.
본 재료는 대나무의 고장 담양에서 채취한 대나무의 뿌리부분을 손수 다듬어서
도장재료로 만든것입니다.


대나무 뿌리가 도장재료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정성을 필요로 하는데, 대나무
밭에서 채취한 죽근은 적당한 길이로 잘라서 가마솥에 소금과 물을 함께 넣고 8시간 이상을
끓여서 염분과 진액을 제거한 후 6개월이상 음지에서 건조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온전한 도장
재료로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대나무 뿌리는 다른 나무에 비하여 조직의 경도가 떨어집니다.
대나무의 윗 줄기부분은 원래 속이 비어있으나 뿌리부분은 충실하게 속이 차있는 편이며, 특히
뿌리의 마디부분은 도장을 새길수 있을 정도의 밀도와 강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죽근은 특히 한글전서체 도장에 잘 어울립니다.